통계·식문화·역사가 만든 체격의 차이
일본 거리를 걸어본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이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갑자기 커진 것 같다.”
이 느낌은 단순한 착각이 아닙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한국과 일본의 평균 신장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인의 평균 키가 수십 년째 거의 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까지 나타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이 글에서는 감정이나 비하가 아닌,
역사·영양·문화·과학적 관점에서 그 이유를 차분히 살펴봅니다.
실제 통계로 본 한국과 일본의 평균 키
최근 기준 평균 신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남성: 약 174.9cm
- 일본 남성: 약 170.8cm
- 한국 여성: 약 161.3cm
- 일본 여성: 약 157.9cm
남성은 약 4cm, 여성은 약 3cm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이 정도면 일상에서 체감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변화의 흐름입니다.
한국은 지난 100년간
남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 폭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평균 신장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일본인의 체격은 원래 작았을까? (역사 기록)
일본인의 체격이 작다는 인식은
현대에 갑자기 생긴 편견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기록과 일본, 서구 문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 기록:
일본군 병사의 체격이 작고 식사량이 적다는 언급 - 18세기 일본 학자 하야시 시헤이:
“조선인은 체격이 크고 힘이 세며 식사량도 많다” - 19세기 영국 탐험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
“조선의 남성 노동자들은 매우 강인하다”
서로 다른 시기와 관점의 기록이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 약 1200년간의 육식 제한
일본 체격의 핵심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되는 요소는
장기간 지속된 식문화입니다.
일본은 7세기 후반부터 메이지유신 이전까지
약 1200년간 육식을 공식적으로 금기시해 왔습니다.
- 불교의 영향으로 살생 금기
- 육류 섭취는 죄악에 가까운 행위로 인식
- 일상 식단에서 동물성 단백질이 크게 제한됨
물론 생선을 먹긴 했지만,
성장기에 중요한 철분·아연·비타민 B군은
육류에 훨씬 풍부합니다.
이 시기의 일본 남성 평균 키는
약 157cm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메이지유신 이후에도 남은 문화의 흔적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은 육식을 장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백 년간 이어진 금기는
식문화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대표적인 육류 요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얇게 썬 고기
- 국물이나 튀김옷으로 고기 느낌 완화
- “고기를 먹는다”는 인식을 최소화한 조리법
스키야키, 샤브샤브, 돈카츠가
이 시기에 대중화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대 일본의 또 다른 변수: 임산부 체중 관리 정책
198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임산부 체중 증가를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이 확산됐습니다.
당시 논리는
“체중 증가를 줄이면 임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 저체중아 비율 급증
- 저체중 출생은 성인 신장 감소와 연관
- 2010년대 이후 출생 세대의 평균 키 감소 확인
일본 학계는 이 정책이
장기적으로 체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합니다.
이유식과 식단 구조의 차이
한국과 일본은
영유아 식단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 한국:
쇠고기, 단백질 섭취를 성장에 중요하게 인식 - 일본:
흰살 생선, 탄수화물 위주의 이유식
고기는 “기름져서 좋지 않다”는 인식
이런 차이는
성장기에 누적되며 체격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까지 고려하면
2019년 일본 연구기관의 대규모 유전체 분석에서는
흥미로운 해석도 제시됐습니다.
- 오랜 기간 작은 체격에 적응한 결과
- 키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자연선택 과정에서 줄어들었을 가능성
즉, 환경과 문화가 오랜 시간 누적되며
유전적 한계선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리: 키는 우월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인의 평균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는
단일 원인이 아닙니다.
- 장기간 지속된 육식 제한
- 근현대 정책의 영향
- 이유식과 식단 구조
- 지리·유전적 요인
이 모든 요소가 수백 년에 걸쳐 축적된 결과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우월함이나 열등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체격은
한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문명적 흔적에 가깝습니다.
📌 관련 영상 안내
한국과 일본의 평균 키 차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역사·식문화 관점에서 자세히 다룬 영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