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주류 규제의 배경: 낮술 금지와 광고 제한의 이유

태국은 왜 술에만 유독 엄격한 나라가 되었나

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관광 대국이다.
자유로운 휴양지, 밤문화, 저렴한 물가가 먼저 떠오르지만
의외로 주류 규제만큼은 매우 강한 국가로 분류된다.

태국에서는 글로벌 스타조차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다.
블랙핑크 리사 역시 태국 내에서는 주류 광고 모델이 될 수 없으며,
최근에는 ‘낮술 판매 제한 완화’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으며
태국의 술 규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태국은 왜 이처럼 술에 엄격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태국에서 연예인 술 광고가 금지된 이유

태국은 유명인을 활용한 주류 광고를 법으로 전면 금지한 국가다.
TV, 유튜브, SNS, 옥외 광고를 포함해
모든 매체에서 연예인이나 모델을 이용한 주류 홍보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규제의 근거는 2008년에 제정된
「Alcoholic Beverage Control Act」(주류관리법)이다.

해당 법은 다음과 같은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 주류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광고
  • 유명인·모델을 활용한 홍보
  • 음주를 미화하거나 권장하는 연출

특히 중요한 점은
이 법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적용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촬영된 광고라도 태국 내에서 노출될 경우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리사가 출연한 해외 위스키 광고와 관련해
태국 당국이 국내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사례도 있다.


태국의 낮술 금지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태국의 낮술 판매 제한은 비교적 최근 정책처럼 보이지만,
그 기원은 1972년 군사 쿠데타 정권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사정부는

  • 공무원 근무 기강 확립
  • 노동 생산성 유지
  • 사회 질서 안정

을 명분으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조치는 이후 2008년 주류관리법에 통합되며 법제화되었고,
50년 넘게 유지되는 제도가 되었다.

즉 태국의 낮술 금지는
도덕이나 종교적 이유만이 아니라
국가 통치 논리에서 출발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관광 대국임에도 규제가 유지된 이유

태국 관광산업은 GDP의 약 15~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럼에도 술 규제가 쉽게 완화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불교 문화의 영향

태국 인구의 약 90%는 불교 신자다.
불교의 핵심 윤리인 오계(五戒) 중 하나는 불음주다.

불교적 관점에서 술은

  • 정신을 흐리게 하고
  • 판단력을 저하시켜
  • 도덕과 수행을 해친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인식은 종교를 넘어
태국 사회 전반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 왔다.


2. 생각보다 심각한 음주 관련 사회 문제

태국의 음주 실태는 겉보기보다 심각한 편이다.

  • 음주 인구 비율: 약 28%
  • 1인당 알코올 소비량: 약 7.6L
  • 알코올 중독 위험군: 약 10%

즉,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 소비가 특정 계층에 집중된 구조다.

이로 인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정폭력 문제가
지속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규제 완화 시도와 음주운전 논란

2024년 초,
관광업계와 주류업계는
“낮술 금지가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강하게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낮술 판매 제한 완화 시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후

  • 음주운전 사고 증가
  • 여론 악화

가 이어졌고,
정부는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태국은 원래도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최상위권인 국가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문제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처벌 대상이 된 배경

2024년 강화된 규제안의 핵심은
소비자 처벌 범위 확대였다.

  • 판매자뿐 아니라 음주자도 처벌
  • 최대 1만 바트 벌금
  • 외국인 관광객 포함

태국 정부는 이를
“법 앞의 평등과 차별 방지”라는 명분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국 대사관의 주의 공지,
성수기 관광 수입 감소 등
관광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발생했다.

물론 관광 침체는
중국 관광객 감소, 글로벌 경기 둔화, 항공료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태국의 술 규제, 앞으로의 방향은?

태국 정부는 결국
6개월 한시적 규제 완화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국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공중보건에 위험한 신호”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술 문제가 아니다.

  • 관광 산업 vs 공중보건
  • 개인의 자유 vs 사회적 비용
  • 국가 이미지 vs 국민 안전

리사조차 예외가 없는 나라, 태국은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리하며

태국의 술 규제는
유난히 보수적이어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

  • 역사적 배경
  • 종교 문화
  • 공중보건 문제
  • 정치적 판단

이 모든 요소가 겹쳐 형성된 결과다.

태국의 낮술 금지는
앞으로 완화될 것인가,
아니면 더 강화될 것인가.

이 논쟁은
태국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 관련 영상

해당 주제는 영상으로도 정리했습니다.
https://youtu.be/crBhRsAX_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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