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전산 오류, 이용자는 어디까지 책임질까

빗썸 전산 사고로 본 가상자산 법적 공백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 사고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한 시스템 입력 실수로 시작된 사건이었지만, 그 파장은 거래소 신뢰 문제와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까지 다시 묻게 만들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전산 오류로 지급된 가상자산을 이용자가 사용했을 경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전산 오류로 시작된 대규모 가상자산 지급

사건의 발단은 이벤트 보상 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한 착오였다.
가입자에게 지급돼야 할 보상 금액이 원화 기준 금액이 아닌, 비트코인 수량으로 잘못 입력되면서 일부 이용자 계좌에 비정상적인 가상자산 수량이 표시됐다.

거래소는 오류를 인지한 뒤 수십 분 내 출금을 제한했지만, 그 사이 일부 이용자들은 보유 수량을 시장에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실제 현금화가 이뤄진 사례도 발생하며 논란이 확대됐다.


“돌려주지 않아도 처벌이 어렵다”는 말의 의미

이번 사안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형사 책임 여부다.

현행 판례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전통적인 의미의 ‘재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전산 오류로 잘못 지급된 가상자산을 사용했을 경우에도 횡령죄나 배임죄 적용이 쉽지 않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실제로 과거 가상자산을 착오 송금받아 사용한 사건에서 무죄 판단이 내려진 사례도 있다.
이는 범죄 의도가 명확하지 않고, 법적 보호 대상인 ‘재물’ 개념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이는 “아무 책임이 없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은 완전히 다른 문제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측은 민사 소송을 통해 부당 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민사 영역에서는

  • 부당이득 반환
  • 손해배상 청구

가 가능하며, 실제로 법원은 “전산 오류임을 인식하고 이득을 취했다면 반환 의무는 있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미 자산이 외부로 이동했거나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부 거래 논란과 거래소 신뢰 문제

이번 사건이 더 큰 파장을 낳은 이유는 단순한 지급 오류를 넘어선 거래소 내부 구조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거래소가 실제 보유하지 않은 가상자산을 장부상 숫자로 관리하는 것 아니냐”
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중앙화 거래소(CEX)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는 문제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이용자의 자산을 내부 장부로 관리하며, 실제 블록체인 상의 이동과는 분리된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이 구조는 평상시에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전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 사태가 던지는 핵심 질문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보호되는 재산인가
  • 전산 오류와 이용자의 책임 범위는 어떻게 나뉘어야 하는가
  • 중앙화 거래소의 장부 관리 방식은 충분히 투명한가

아직까지 제도와 법률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영역이 많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정리하며

이번 가상자산 전산 사고는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가’라는 단순한 질문보다,
가상자산을 다루는 법과 제도의 공백이 어디까지 허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향후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거래소의 내부 통제 강화와 함께,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고자료 / 출처

  • 대법원 판례 공개 자료
  •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관련 보도자료
  • 주요 언론 보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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